한국에서는 해방 후 서양 의사들의 방문과 함께 성형 의술의 발전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성형외과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던 시대에 미국인 선교사인 Scott와 Weiss는 재직하던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족과 안면에 심한 반흔으로 고생하던 환자에게 피부를 이식하여 재건성형을 시행했다.
6.25 전쟁 당시 군의관들에 의해 성형수술이 시행되었는데 이는 당시 외국 문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파라핀 등을 코를 높이기 위해 주입하거나 가슴 확대를 위해 주입하기도 했던 육질 주사와는 차원이 다른 의술이었다. 외국 문물의 유입은 전문 의학 정보를 접할 기회가 되기도 했고 유학을 떠났던 의료인이 귀국하면서 외과는 기존보다 전문적인 진료를 시작하였다.
국내에서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이 독립된 분과로서 1961년 처음 시작하여, 1966년 대한 성형외과학회가 창립되어 수련 의사를 훈련시키고, 미용 성형수술 분야를 전문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국갤럽(2020)은 성형수술에 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20∼30대 여성들의 80% 이상이 성형수술에 허용적이며, 4명 중 1명은 성형수술(1회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성형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갤럽에서 1994년, 2005년, 2015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지난 20여 년 동안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의 성인들이 인생에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며, 외모에 신경 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세~29세 성인에서 65%가 결혼이나 취직을 앞두고 성형 수술의 고려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였다. 성형수술은 연예인 을 비롯한 특정 계층을 위한 고비용의 사치와 허영이자 수술 도구 등으로 신체를‘훼손’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외모의 콤플렉스 극복을 도와주는 치 료적 행위이자 신체 이미지 개선 등으로 성형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했다.
오늘날 아름다움은 사회문화적인 맥락 안에서 권력이다. 즉, 사회구성원으로서 아름다움을 지닌 개인은 사회적 지위와 삶의 만족을 누리는 데 있어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즉, 한국 사회에서 미용성형은 ‘이상적인’ 신체, ‘관리해서 예쁘게 살자’,‘천천히 늙어가자’ 등 웰빙 담론과 결합하여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성형수술 경험의 비율은 1994년 5%에서 2005년 13%, 2020년 31%로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미용 성형시장의 성장은 비약적이다. 성형외과 전문의 수의 증가 폭을 살펴보더라도 성형의 수요를 짐작할 수 있다. 1975년 성형외과 전문의 수가 22명인데 반해 1985년 164명, 1995년에 556명 그리고 2000년을 갓 넘어서면서 그 수는 1,020명으로 증가하였다.
한류열풍으로 한국인의 아름다움의 위상 또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여성의 세련됨은 ‘코리안 쉬크’라고 불리며 한국의 아름다움은 그 위상을 지켜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사회 내에서 성형 열풍을 일으켜 여성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한국의 집단주의적인 문화적 특성과 광고나 드라마 등 대중매체의 영향은 한국 사회의 성형수술 열풍을 가속시켰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성형 수술은 눈꺼풀 수술(안검 성형술)과 '코 성형술'이다. 하지만 최근 경향은 V라인을 만들기 위해 진동 톱을 사용하여 하악의 돌출부위를 축소시키기 위한 ‘턱 성형술’을 많은 여성이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신체 윤곽에 대한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연구에서 “신체 부위 중 ‘어떤 부분’을 ‘어떤 모습’으로 성형수술을 했거나 할 생각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여성 243명 중 가장 많은 수가 “쌍꺼풀이 있는 크고 예쁜 눈”(경험자의 73.5%, 의향자의 30.4%)을 선호했고 다음 선호하는 신체 부위로 “오뚝하고 날렵한 코”(경험자의 14.5%, 의향자의 19.6%)를 택했다. 다음으로 “턱을 깎고 광대뼈를 축소한 갸름한 얼굴형”(경험자의 3.7%, 의 향자의 26.8%)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성형수술은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보이도록 하는 데 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적이지 못한 수술은 종종 부자연스럽게 ‘서양적인’ 외모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의되거나 수술적 개입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여성들은 성형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성형 티가 나지 않도록’하는 자연스러운 성형 스타일을 추구 하기도 한다. 성형한 티가 나지 않기 위해 더 자주 더 많은 부위를 자주 수술 해야 한다는 근거로 ‘내추럴(한국적) 룩’은 부유함과 중산층의 지위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비외과적 성형은 ‘쁘띠성형’이라고도 불리며 지난 20여 년 동안 발전을 이루어 편리함과 간편성으로 현재는 그 인기가 더해지고 있다. 외과적 수술 과정과는 다르게 주사 시술이나 레이저 장비 등을 이용해 비교적 짧은 시간이 소요 되며, 흉터를 최소화하고, 시술 후 회복 기간이 짧아 빠른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한 시술이다.
이전의 성형수술(plastic surgery)의 주된 목적이 얼굴을 예쁘게 만들고, 삐뚤어진 곳을 교정하여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면 21세기 성형수술(cosmetic surgery)은 몸의 아름다움의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변화해왔다. 또한 코나 눈 성형 등 일회성 성형수술에서 이제는 신체는 완벽한 아름다움에 도전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인 수술적 개입으로 변화했다. 또한 이전의 수술은 쌍꺼풀진 눈, 오뚝한 코 등 서구화된 외모를 모방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얼굴 전체의 형태까지도 변화시키는 미학적 얼굴을 갖기 위한 추구이다. 양악수술은 성형의 새로운 트랜드로 예쁜 얼굴을 더 ‘향상’ 시켜 흠 없고 균형 있는 이상적인 얼굴을 만들기 위함이다.
1990년대 성형수술의 트렌드는 예쁜 눈과 코, 입을 만드는 ‘부위별 수술’이었다. 쌍꺼풀 수술과 코를 높이는 수술이 대표적인 부위별 수술이다. 2000년대의 성형 트렌드는 얼굴형을 바꾸는 ‘안면 윤곽 수술’이다. 계란형 얼굴 또는 갸름한 얼굴을 만들기 위해 사각턱과 광대뼈를 축소하는 수술이 여기에 속한다. 전체 미용 성형수술의 60%가 여전히 부위별 수술이지만 안면윤곽수술의 증가 추세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신조어라고 할 수 있는 ‘강남미인’은 과장된 눈, 둥글게 올라붙은 코, 빵빵하게 튀어 오른 이마, 뾰족한 턱을 특징으로 과도한 성형을 통해 탄생한 이 시대의 미인이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패러디해서 ‘강남 미인도’가 유행할 만큼 오늘날 성형의 추세를 잘 보여주는 신개념 성형 스타일이다. 강남미인 성형수술은 한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통과 또는 정상 집단에 들고 싶은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더욱 향상하고 극대화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강남 미인’은 아름다움을 위한 새로운 과학기술과 정신이 만나 탄생한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나르시스는 물에 반사된 자기 모습을 보고 반하여 그 반사된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하지만 현대의 여성들은 인스타그램 속 아름다운 모습이 자신이 되어야 하듯이 끝도 없고 목적도 없는 아름다움의 기준에 다다를 때까지 아름다운 자기를 창조하고자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기에 대한 욕망은 수위가 없으며 현대의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도전은 시지푸스의 과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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