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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성형 중독에 빠지게 되는 이유

by howto88 202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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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움에 끌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아름다움이 무엇이기에 우리는 아름다움에 사로잡히고 추구하게 되는 것일까? 오늘날 아름다움은 사회문화적인 맥락 안에서 권력이다. 대중매체와 미디어에 노출되는 아름다운 외모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보는 이들은 아름다운 여성에게 권력을 부여하고 그 권력을 자신도 갖고 싶어 한다. 예쁜 얼굴, 아름다운 몸은 성공 가도를 달리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그야말로 예쁜 얼굴, 아름다운 몸이 판치는 세상이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입는다. 컬러렌즈로 눈에 색을 입히고, 염색으로 머리카락의 색을 바꾸고 더 나아가 피어싱과 타투, 성형수술 등으로 신체를 튜닝한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시대마다 변화하며 계속 진화해왔다. 현대의 아름다움의 기준은 성형 의료기술과 대중매체 및 미디어에 달렸다. 성형기술 발달과 의료의 산업화는 성형을 상품화하며 ‘불완전한 몸’을 완전하고 이상적인 몸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선전하지만 계속 발전하는 성형기술과 의료산업의 발달은 ‘무결점’을 향한 아름다움의 기준을 결코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으로 이끌어간다.

 

   광고와 대중매체에서 보여주는 이상적인 신체는 여성들이 현실 신체를 비정상으로 느끼며 정상화를 위해 성형에 도전하도록 자극한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하는 문화 도구로서 이미지 기반 소셜 미디어 (SNS)를 통해 여성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전시하고 타인의 아름다움을 감시하면서 자신의 아름다움과 비교하며 누가 누가 더 아름다운지 경쟁한다.  미디어 공간에서 자신과 타인은 서로의 평가자가 되어 외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이로 인한 불안은 성형수술을 포함한 여성들의 외모 관리 행동을 부추긴다.

 

성형수술 관련 사진
<리젠 메디컬 그룹이 진행한 소외된 이웃 무료 안면기형 수술>

 

   이러한 사회문화적 발전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되어 여성들이 사회의 미적 기준에 맞추어 부지런히 자기 신체를 재단해야 하는 과업을 실천하도록 불을 지핀다. 이제 아름다움은 자본이 되는 시대다. 아름다움은 사회적 통화로서 여성들의 가치를 높이는 통로가 된다. 미용성형은 ‘이상적인’ 신체, ‘관리해서 예쁘게 살자’,‘천천히 늙어가자’ 등 웰빙 담론과 결합하여 상품화된 성형소비를 부추긴다.

 

   우리나라 30대 여성의 성형수술 경험의 비율은 1994년 3%, 2005년 12%, 2015년 16%에서 2020년 31%로 급격한 변화의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20∼30대 여성들의 80% 이상이 성형수술에 긍정적이다. 취업이나 결혼을 위해 성형을 하겠느냐는 물음에 30대 여성의 약 80%가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예뻐야 대접도 받고 결혼도 하고 취직도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제 성형수술은 칼로 하는 화장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흔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미용성형이 대중화되어온 만큼 이에 따른 위험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커진다. 학자들은 대중매체의 노출, 발달한 의료기술 그리고 성형수술에 대한 관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성형중독에 미치는 사회적 요인으로 꼽는다. 또한 성형수술과 정신병리의 관계성 연구에 따르면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들에게서 정신병리의 징후 특히 신체이형장애 또는 성격장애(자기애적 성격과 강박적 성격)를 발견할 수 있었으며, 성격장애가 있는 성형 환자들은 성형수술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에 만족하기 어렵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재수술을 요청하는 경향이 있어 성형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심리적 어려움을 외과적 방법을 통해 교정하고자 성형수술을 실행하지만 오로지 의사의 의학 기술과 의학적 지식에 의존하여 이루어지는 외과적 수술은 자아 및 신체의 변화, 감정적이고 심미적 변화에 대한 수술 효과를 보장할 수는 없으므로 반복적 시도가 불가피하다.

 

   또한 21세기 성형수술(cosmetic surgery)은 미학적 얼굴을 얻기 위한 추구로 이미 예쁜 얼굴을 더 ‘향상’ 시키고 평균 이상으로 만들어 흠없고 균형 있는 이상적인 얼굴을 만들기 위해 실천된다. ‘강남 미인’ 현상은 이러한 ‘향상’을 향한 도전으로 새로운 과학 기술과 시대정신이 만나 탄생한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3차원의 현실 얼굴을 2차원의 미디어에서 완벽하게 재현해 내기 위해 신체는 완벽한 아름다움에 도전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인 수술적 개입이 요구된다. 일회성 성형수술로 이룰 수 없는 오늘날 미의 기준에 도달하기 위한 반복적인 성형 추구 또한 성형중독의 우려를 피할 수 없게 한다.

 

   현대사회의 성형 주의로 인해 성형 수혜의 연령층은 점점 낮아져 초등학생이 성형을 추구하기도 하며, 바비 인형이나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참조로 성형수술을 하는 등 성형은 점점 비현실적인 기준을 좇아 윤리적 문제가 거론되는 위험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성형수술 추구의 이유를 주로 사회문화적인 외부 환경에서 찾았다. 성형수술과 관련하여 조사한 대다수의 연구는 성형 기술과 의료산업의 발달, 대중매체와 미디어의 영향, 외모 인식과 사회문화적 태도 등이 성형수술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요인이라 주장한다. 성형을 주제로 한 많은 연구가 여성주의와 사회 및 문화적 맥락에서 주로 진행되었다. 의료자본의 논리나 과학 기술의 측면 등 거대 담론의 관점에서의 연구들은 성형수술이 선택되는 배경과 문화적 현상을 잘 포착하고 설명한다.

 

   하지만 성형수술 추구의 개인적인 의미들은 포착해내지 못한다. 이러한 담론들은 여성들의 미용성형 경험과 성형수술 선택에 대한 개인적 맥락에서의 몸의 이해를 구성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페미니스트 연구는 사회문화적 체계의 영향력 아래 성형수술의 이해를 추구하면서 개인화되는 맥락을 지양해왔다. 하지만 과도하고 무분별한 성형 선택과 성형중독이라는 현상의 대두로 성형수술 관련 사회적 그리고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거대 담론에서 성형수술을 논하던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은 미용성형 문제에 대한 이해의 접근방식의 전환을 숙고할 필요성이 있다.

 

   이 시점에서 성형수술을 선택하게 되는 의식적인 동기뿐 아니라 개인의 발달적 역사와 함께 무의식적인 동기를 탐색하기 위해 외모와 내면, 안과 밖을 넘나들 수 있는 관점이 중요해진다. 성형중독의 표본처럼 언급되는 Michael Jackson의 계속 변화하는 얼굴과 하얗게 변해가는 피부를 두고 일부에서는 인종적, 민족적 특징을 제거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그의 주치의인 Conrad Murray는 Jackson의 집착적인 성형의 이유를 자신을 학대했던 아버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성형의 추구의 동기는 외부적 상황 즉, 가부장제와 인종주의, 근대화와 소비자본주의, 의료기술과 산업의 발달 등 다양한 요인들이 성형수술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성형인구의 증가와 유행에 따라 성형중독이라는 현상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제는 성형을 이끄는 요인을 외부 즉, 사회문화적 요인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내부의 심리적 동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성형으로 이끄는가? 아름다움의 추구이다. 우리는 대상이 아름다움의 속성을 가졌기 때문에 좇는 것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과 마음에 달려 있다. 인간의 출생에서부터 아름다움은 인식되며 아름다움의 주관적 인식 너머 생의 초기 대상과의 만남에서부터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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