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obesity)은 체내에 과다하게 많은 양의 체지방이 쌓인 상태를 말하며, 체중이 많이 나가더라도 근육량이 증가해 있고 지방량이 많지 않은 경우는 비만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에너지 소비량에 비해 영양소를 과다 섭취할 경우, 에너지 유입과 에너지 소비 간의 불균형에 의해 과도한 에너지 저장과 몸무게 증가를 유발하게 되고 비만으로 발전한다.
유전적으로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에너지 섭취량이 에너지 소비량보다 클때 발생한다. 특히 칼로리가 높은 식품이 풍부하고 신체 활동이 부족한 현대의 생활환경이 비만의 폭발적 증가를 초래하고 있으며, 불규칙한 식습관, 과다한 음식 섭취, 운동 부족, 내분비계통 질환, 유전적, 정신적 요인 및 약물 등이 비만의 현실적 원인이다.
비만의 가장 분명한 신체 변화는 지방량의 증가이다. 지방량의 증가는 대사증후군의 주요 병리학적 원인이며, 사이토카인(cytokine)의 비정상적 생산, 만성의 무증상 염증성 상태(chronic subclinical inflammatory state) 및 비정상적 응고와 관련이 있다.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 제 2형 당뇨병(type 2 diabetes), 고지혈증(hyperlipidemia), 고혈압(hypertension), 심장병 및 다양한 유형의 암을 포함하는 대사와 관련된 중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만은 생리적으로 과체중과 병리적으로 높은 중성지방 (triglycerides) 수치 및 인슐린 저항성으로 특정 지어질 수 있는 대사 증후군 (metabolic syndrome)을 조절하기 때문에 여러 기관 시스템에 손상을 준다.
대사 증후군을 진단하는 기준으로 2001년 미국의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의 Adult Treatment Panel Ⅲ (NCEP-ATP Ⅲ)는 다음 중 3가지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① 허리둘레의 경우 남자는 40 inch (102 ㎝), 여자는 35 inch (88 ㎝) 보다 클 때, ② 혈장 중성지방 (triglyceride) 의 경우 150 ㎎/dL 이상일 때, ③ 혈장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HDL-C)의 경우 남자는 40 ㎎/dL, 여자는 50 ㎎/dL 미만일 때, ④ 혈압의 경우 130/85 mmHg 이상일 때, ⑤ 공복 혈장 포도당 농도가 110 ㎎/dL 이상일 때이다. 이 진단 기준은 백인을 기준으로 한 것임으로 백인에 비해 체격이 적은 동양인인 한국인에게 적용할 경우, 대한비만학회는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 지역 기구 (WHO West Pacific Region)의 동양인 기준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비만은 신체질량지수가 25 ㎏/㎡ 보다 큰 경우로, 복부 둘레는 남자의 경우 90 ㎝, 여자의 경우 80 ㎝ 이상을 말한다.
위의 기준들 중 대사 증후군을 진단하는 가장 첫 번째 조건으로 ①을 참고한 것으로 보아 내장비만이 대사 증후군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임을 시사한다. 내장지방은 복강내 내장 주변에 존재하는 지방이며, 내장비만은 복강 안쪽 내장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장간막에 체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말한다.
내장지방조직 (visceral adipose tissue)은 내분비 대사 합병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아디포카인 (adipokine) 및 호르몬을 생성할 수 있는 대사 활성 조직이다. 내장지방조직의 질량 증가는 증가된 아디포카인 생산, 염증 촉진 활성 및 혈중 지질 수준의 변화 및 HDL-C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지방 기능 장애를 유발하고 대부분의 비만 관련 합병증을 매개하는 만성 국소 염증을 유발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근육, 지방 및 간의 세포가 인슐린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어 혈액의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거나 저장하지 못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게 되면, 간에서는 포도당 생성이 조절되지 않고 근육에서 포도당 이용이 촉진되지 못하며, 지방에서도 혈당이 지방으로 바뀌어 축적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췌장은 β 세포 질량을 늘려 인슐린 분비량을 증가시키고 포도당 항상성을 유지시킨다 . 이와같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기 위해 췌장 islet의 크기가 정상에 비해 커지거나 더 나아가 islet 자체 모양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β 세포 보상성(β-cell compensation)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정상적인 기준보다 감소하게 되고, 췌장은 증가하는 혈당 수치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생성한다.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점차 세포 크기가 커지며, 지방세포가 더욱 커짐에 따라 혈관 신생도 발생하여 최종적으로 비만한 상태가 된다. 이러한 비만의 지방조직으로부터 혈액 내로 유리 지방산 (free fatty acid)과 아디포카인이 분비되고, 염증 (inflammation)이 발생하며, 이 과정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다. 각 기관들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지 않을 때 췌장의 islet은 정상적인 모양을 유지하며, β 세포들이 분비하는 인슐린의 양 또한 정상이다.
그러나 유리 지방산, 아디포카인의 분비 및 염증의 발생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 간, 근육, 지방조직에서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췌장의 islet에서는 인슐린의 양을 더욱 더 증가시켜 islet의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며 β 세포들이 분비하는 인슐린의 양은 증가하고, 혈당은 정상적이거나 손상된 포도당 내성을 불러올 수
있다. 더 나아가 췌장 β 세포 기능 장애가 인슐린 분비 장애로 이어질 때도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다.
인슐린 저항성 유발 요인들 중 비만과 관련이 깊은 영양 과잉은 각 기관에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킨다. 인슐린 저항성의 여러 매개체를 연결하는 기본 요소인 영양 과잉은 ① 영양소 유래 독성 대사 산물인 diacylglycerol (DAG), ceramide, acylcarnitine을 증가시키며, ② 영양소 이용화 과정인 소포체 (endoplasmic reticulum, ER) 스트레스, 산화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유도하고, ③ 영양 스트레스에 의해 매개되는 세포 독성인 염증에 반응함으로써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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