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의 행복한 여가생활은 과거 여가활동의 영향이 크게 작용

<마땅한 여가활동 없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노인>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우리나라는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로 인한 노년기의 여가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노인복지법에 규정한 노인의 연령은 65세이지만 다양한 환경의 변화로 인해 65세의 노인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 측면에서 예전과 비교하면 매우 건강한 편이다.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을 규정하는 연령 기준은 65~69세가 13.8%, 70~74세가 59.4%, 75~79세가 14.8%, 80세 이상이 12.1%로 평균적으로 71.4세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하여 2004년 같은 조사에서는 65~69세 이하로 응답한 노인이 44.3%, 70~74세가 47.2%, 75~79세가 4.3%, 80세 이상이 4.3%로 답하였다.

 

   10여 년 전만 하 더라도 노인 스스로 60대를 대부분 노인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최근 노인들은 70대에 접어들었을 때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인식에서도 60대를 노인으로 바라보지 않는 편이다. 그로 인해 노인 기준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정부에서도 이를 공식화하여 발표했다.

 

   노인 기준연령 상향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은퇴 연령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60~65세에 은퇴하는 노인은 스스로 아직 젊고 사회적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인의 기준연령이 상향되어도 은퇴 나이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은퇴 후 여가시간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의 여가는 시간적인 측면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건으로서 경제적 능력 또한 중요한 고려 변수가 된다. 노인의 경제적 불안정은 여가를 구성하는 요소의 선택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에 현재의 시점에서부터 이에 대한 장단기적인 사회적 대책의 마련이 필요하다.

 

•    이러한 측면에서 고려될 수 있는 여가 관련 요소는 노인들에 대한 여가 관련 재교육 및 지역이 중심되는 지원 활동이라 할 수 있으며 노인이 경제적 여건에 따라 여가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보편적인 사회서비스로의 여가 프로그램 지원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결국 노인의 여가는 개인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준비하는 활동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관심을 기울여 모든 노인의 여가활동 향유를 지원하며 여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노후준비의 개념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후준비 현황

 

   한편, 현재의 고령층은 1960년대 이후 경제적인 성장과 발달의 주역으로 경제활동을 해오면서 일생을 일 중심적인 생활에 초점을 둔 세대로 여가에 대한 인식과 활동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현재 이들의 여가시간 사용은 대부분 집에서 휴식이나 TV 시청, 그리고 친목 단체나 종교활동 등 소극적이고 관계 지향적이며 다양하지 못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무엇을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속이론(Continuity Theory)에 따르면 한 개인의 여가활동은 노년기에 강력한 지속성을 나타내며, 개인의 생애 단계에서 추구하거나 경험했던 여가 경험이 다음 생애 단계의 여가활동 내용과 성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를 일본에서는 ‘여가력(餘暇歷)’이라고 정의하며,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여가경력(leisure career)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현재의 노인 여가활동 경험은 활동 지속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거에 어떠한 여가활동을 경험하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재 노인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 또는 청장년기에 경험한 여가활동이나 문화 경험이 거의 없거나 부족한 편이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근면․성실한 노동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여가활동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지 못하였으며 이에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여가경력을 만들지 못한 채 노인이 되었다.

 

•    어떤 조사에서는 당시 65세 이상 노인들이 청년기나 장년기 동안 특별히 참여한 여가활동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가 각각 88.2%, 76.0%로 나타났다. 이러한 한국의 경험이 현 노인 세대의 여가 빈곤 현상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여가는 노인의 일상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일과인만큼 양질의 여가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노년기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노년기의 여가활동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유지하여 고독감을 해소할 수 있고, 우울감을 감소하며 자기존중과 자아정체성을 유지하여 생활을 만족할 수 있다.

 

•    여가활동 프로그램 참여 후 참여자의 우울감이나 외로움, 자살 충동이 감소하는 등의 정서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노인의 문화 여가활동 향유는 이들의 긍정적 정서 함양과 부정적 정서 감소 등 심리․정서적 건강과 신체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임을 추론할 수 있으며, 모든 노인이 여가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적지원이 제고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여가활동의 부족 또는 여가활동으로부터의 소외현상은 저소득층 노인에게 있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저소득층 노인들은 젊은 시절에도 역시 저소득층에 속한 경우가 많았기에 생애 전반에 걸쳐 취미나 여가활동을 향유할 경험 자체가 부족하였을 뿐 아니라 노년기에 있어서도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에 종사하면서 여가활동에 참여할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    대부분 노인은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알고 있으나 자녀 양육 및 교육비 부담, 생활비 마련을 위해 노년기까지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자녀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으로 노년기의 경제적 준비가 미흡한 편이다. 이러한 저소득층 노인은 당장의 가계 안정과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경제활동에 초점을 두고 생활하기 때문에 더욱 여가활동에 소외된다.
•    노년기를 일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여가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간으로 보았을 때 여가활동은 노인의 생활을 만족스럽고 건설적으로 보낼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저소득층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부터의 소외는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 될 위험이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노인시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정책이 증대되고 각종 단체나 기관, 방송 매체 등에서도 노년기 여가 프로그램을 보급 확대하고 있으며, 노인들의 경제적 여건 및 건강 수준이 향상되어 우리나라 노인의 여가활동도 양적․질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나의 생각을 적어보자면, 노인의 여가 참여 양상은 노인의 소득 등 사회적 계층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노인 계층에게 제공되는 여가 프로그램의 다양성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여가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과 여가가 주는 삶의 의미에 대해 이해하여 저소득층 노인의 다양한 여가활동 참여를 지원하고 노년기의 여가시간을 좀 더 의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사회적관계를 활용한 여가활동이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