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징역 5년의 중형을 구형하며 엄벌을 촉구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재판부는 이들이 주고받은 이른바 ‘세비 절반’을 공천 대가가 아닌 급여나 채무 변제 명목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권력의 사유화와 공천 거래 의혹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이번 사건의 실체를 법원이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은 명 씨의 역할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그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는 않았다고 보았다. 또한 명 씨를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 운영자가 아닌 ‘직원’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그간 공개된 수많은 녹취록에서 명 씨가 보여준 위세와 공천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개입 정황을 고려하면, 이는 현장의 실태를 외면한 형식 논리에 가깝다.
특히 ‘세비 절반’이 오간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이를 단순히 개인 간의 채무 관계로 치부한 점은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를 무색케 한다. 선거 전후로 거액의 돈이 오가고, 그 대가로 공천이 이뤄졌다는 합리적 의심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법원이 내놓은 ‘급여’라는 면죄부는 향후 유사한 정치적 거래에 나쁜 선례를 남길 우려가 크다.

결국 명 씨에게 인정된 혐의는 휴대전화와 USB 등을 숨기라고 지시한 ‘증거은닉교사’뿐이었다. 핵심 몸통은 빠져나가고 꼬리만 건드린 격이다. 증거를 은닉해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그 증거들이 가리키는 본질적인 범죄에는 눈을 감은 셈이다.
이번 판결은 법과 상식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검찰은 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심에서 명확한 대가성을 입증해야 한다. 사법부 역시 권력 주변에서 기생하며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는 행태에 대해 더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법이 ‘권력자의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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