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등록 없이 초고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나체 사진·가족정보까지 이용한 협박으로 이자만 수십억 원을 챙긴 불법 사금융 조직이 경찰에 대거 검거됐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7일 범죄단체조직‧대부업법 위반‧채권추심법 위반 등 혐의로 조직원 46명을 붙잡아, 이중 총책 A씨를 포함한 1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불법 사금융 사건 중 가장 악질적인 형태”라고 평가했다.
■ 최대 2만4333%…상상을 초월하는 ‘살인적 이자’
경찰 조사 결과, 조직원들은 비대면 신속대출을 내세운 온라인 광고를 통해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대부업 등록조차 하지 않은 이들은 6개월 동안 22억 원을 빌려주고, 연 3815%에서 최대 2만4333%에 달하는 초고율 이자를 적용해 35억 원의 이자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0%를 최대 1,200배 이상 초과한 금액이다.
피해자들은 대출을 신청한 순간부터 사실상 ‘덫’에 빠지는 구조였다.
돈을 빌릴 때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가족 연락처, 심지어 신분증을 들고 찍은 사진까지 제출해야 했고, 일부 피해자에게는 나체 사진까지 요구했다.

■ “가족 죽이겠다” 협박…불법 추심도 일상적
조직원들은 채무자가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곧바로 협박에 나섰다.
가족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붓거나 “가족을 해치겠다”, “회사로 찾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압박을 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체 사진을 미리 받아두고 이를 협박 수단으로 사용한 점이 특히 악질적”이라며 “일부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상당수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중에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가족과의 관계가 틀어진 경우도 많았다. 경찰은 “조직이 심리적·사회적 피해를 광범위하게 일으킨 전형적인 범죄”라고 설명했다.
■ 추적 피해 도주 생활…대포폰 42대·대포계좌 52개 동원
조직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원룸과 아파트를 옮겨 다니며 범행을 계속했다.
또한 대포폰 42대, 대포계좌 52개를 사용해 흔적을 지웠다.
경찰은 약 9개월 간의 분석 작업을 통해 이들의 범행을 추적했다.
대포계좌 거래내역을 추적해 돈의 흐름을 분석하고, 통화기록 및 IP 등을 토대로 조직원들의 거점을 특정했다.
그 과정에서 총 3개 조직이 연계돼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국가수사본부 지원을 받아 전국 사건 19건을 병합 수사하며 추가 범죄 조직까지 검거했다.
■ 불법 수익은 유흥비·외제차로 소비
조직원들은 초고금리로 받은 이자를 대부분 유흥비, 유흥업소 출입,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 등 5명에게서 5420만원을 압수, 조직원들의 범죄수익 5억7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7개월 동안 사실상 일반 직장이 없는 상태에서 수억 원의 현금 지출이 확인돼 범행 규모와 수익 구조를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 불법 사금융 피해 증가…“개인정보 요구하면 즉시 의심해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대부업 관련 사건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53건이 발생했고, 2023년에도 39건이 접수됐다.
특히 비대면 대출 시장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광고를 통한 피해가 급격히 늘고 있다.
경찰은 다음과 같은 경우 100% 불법 사금융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법정 이율(연 20%)을 초과하는 이자를 요구
- 가족 연락처·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요구
- 나체 사진·신분증 셀카 등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 대출을 미끼로 협박·위협
- 대포폰 사용을 유도하거나 계좌를 바꾸라고 지시
강원청 관계자는 “현실에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인터넷 광고를 보고 쉽게 접근하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대부업체는 100% 불법으로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문가 “불법 사금융 근절 위해 피해 신고 확대·감시 강화 필요”
금융범죄 전문가들은 “불법 사금융은 단순한 고금리 문제가 아니라 조직적인 착취와 인권 침해”라며, 피해자들이 신고를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금융당국은 “비대면 대출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대포폰·대포계좌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신고하고, 협박을 받는 경우 증거를 확보해 제출해 달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담 및 연계 지원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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