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22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7.5%로 UN 기준 고령사회로 구분되었다.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20.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평균수명 연장과 더불어 노인의 만성질환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의 84%에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을 1개 이상 앓고 있으며, 2개 이상의 복합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은 54.9%에 이른다.
만성질환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약물 관리와 건강행태의 변화가 필요하다. 노인의 약물복용은 적절한 약물의 선택과 용량조절이 중요한데, 노화에 따라 약물이 신체 내에서 흡수, 분포, 대사, 배설되는 생리학적 과정에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국내 노인실태 조사에 따르면,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물을 3개월 이상 복용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은 82.1%에 달하며, 75세 이상 노인의 5개 이상 약물 즉, 다약제 처방률은 7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46.7%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질환의 수가 증가 함에 따라 의료기관 이용 빈도와 약제복용이 많아지므로 더욱이 복합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의 경우 약물복용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약물복용이행(medication adherence)이란 환자가 의료진이 처방한 약물 또는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합의된 약물을 지시대로 복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약물을 지시대로 복용하지 않고 오용하게 되면 약물의 효과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질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 있고, 또 다른 약을 추가적으로 복용할 가능성이 커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복합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의 경우 약물복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만성질환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고 질병 악화로 노년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재입원 및 요양시설 입소, 사망과 같은 부정적 건강 결과를 초래하며, 국가적 차원으로는 의료비를 상승시킬 수 있다.

만성질환 노인의 약물복용과 관련된 국내 연구들에서 56.8%~79.2%의 약물복용이행도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외래환자의 약물복용이행도 82.4%~86.1%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국내 노인에서의 약물불이행은 30.1%~43.2%로 나타나, 약물복용 불이행을 포함하여 만성질환 환자들의 치료지시 불이행은 문제가 되고 있다.
노인의 약물복용이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성별, 연령, 교육 정도, 경제적 상태, 동거가족 유무를 포함하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질병 관련 특성, 약물복용 관련 특성이 있다. 또한 사회 심리적 요인으로 자기효능감과, 사회적 지지, 인지적 요인으로 건강정보이해 능력, 약물에 대한 신념 등이 있다.
자기효능감은 바람직한 결과를 얻는 데 필요한 행위를 자신이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으로, 만성질환 노인의 건강 행위와 자기관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치료지시이행과 건강 결과를 개선하는 주요 요인이다. 특히 약을 바르게 복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인 복약자기효능감은 약물 지식 습득과 같은 복잡한 활동과 문제해결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복용 시간과 용량, 방법, 횟수, 주의사항을 준수하고 지속해서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에게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복약자기효능감은 질병에 대한 지식과 건강정보 이해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만성질환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기효능감은 지식과 행위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정확한 약물 교육을 통해 약물 지식을 높여 자기효능감을 증진시키고 약물복용이행 증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건강정보이해능력은 적절한 건강 결정을 내리는 데 요구되는 정보와 서비스를 얻고 처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건강정보이해능력이 높을수록 약물 복용을 잘하고, 건강정보이해능력이 부족하면 의료정보를 오해하거나 약물을 오남용할 위험이 있고 의료지시를 이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약물을 관리하고 약을 적절하게 복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므로 노인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약물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련 연구에서 실제로 복약지도나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한 노인 대상자는 80% 이상이었으나, 약물 지식수준을 평가했을 때 정답률이 20.3%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임상 현장에서의 간호 중재가 약물에 대한 지식수준을 향상하기에 양적으로, 질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또한, 만성질환 노인의 약물 오남용 행위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에 따르면 복약지도를 받은 후 약물에 대한 지식수준이 향상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올바른 복약으로 연결되 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사회적 지지는 가족, 친구, 이웃. 의료인에 의한 실질적인 지지, 관계, 소속감 등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데,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제공되는 긍정적인 자원으로 개인이 다양한 변화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원을 말한다. 사회적 지지는 질병에 대한 감수성을 낮추며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약물의 복용 및 치료이행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신체적, 인지적 기능 수준이 저하된 노인에게 가족을 포함한 타인이 물리적,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는 경우 증상관리뿐 아니라 약물 복용과 같은 건강 추구행위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치료자와 협력적인 치료적 관계를 형성할수록 건강증진행위를 향상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발생 가능한 약물의 부작용과 대처방안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과 같은 의료인의 지지는 약물복용이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약물에 대한 신념은 처방된 약물에 대한 대상자들의 믿음을 말한다. 환자들이 약물을 처방받게 되면 약물의 부작용, 의존성, 독성 등에 대해 염려를 하면서도 투약의 필요성을 합리적 으로 판단하게 되는데, 약물에 대한 염려보다는 필요성을 더 많이 인식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약물복용이행도를 나타낸다.
복합만성질환을 갖는 노인은 처방 약뿐 아니라 비처방 약을 포함하여 다제약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약물의 부작용을 경험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신념이 약물복용이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만성질환의 부담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복합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에 대한 다약제 처방 또한 증가하고 있어 노인의 약물복용 관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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