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연구팀, 10년 추적 조사 결과 ‘위약 수술’과 차이 없어
수술 시 골관절염 진행 더 빠르고 추가 수술 가능성만 높여
전문가 “중년 퇴행성 파열, 수술보다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가 우선”
무릎 관절의 ‘완충 장치’ 역할을 하는 반월상연골이 손상됐을 때 흔히 시행하는 ‘부분 반월상연골 절제술’이 기대와 달리 통증 개선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중년층에게 흔한 퇴행성 파열의 경우, 수술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정형외과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정형외과 전문의 테포 예르비넨 교수팀은 35~65세 환자 146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장기 추적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실제 절제술을 받은 환자군과 피부만 절개하고 내부 조직은 건드리지 않은 이른바 ‘위약 수술(Sham Surgery)’군을 무작위로 나눠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수술을 받은 환자군이 위약 수술군에 비해 통증이나 기능 개선 면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수술을 받은 그룹에서 골관절염의 진행이 더 빨랐으며, 향후 인공관절 치환술 등 추가적인 수릎 수술을 받을 가능성도 더 높게 나타났다.
테포 예르비넨 교수는 이를 두고 “표준처럼 시행되던 치료법이 실제로는 효과가 없거나 해로울 수 있다는 ‘의학적 역전(Medical Reversal)’의 사례”라고 지목했다.
반월상연골은 무릎 내·외측에 위치한 C자 형태의 탄력 있는 연골로, 하중 분산과 관절 안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스포츠 활동 중 비틀림으로 파열되기도 하지만, 중장년층에서는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퇴행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점은 건강한 사람의 MRI 검사에서도 반월상연골 파열 소견은 흔히 발견된다는 것이다. 예르비넨 교수는 “MRI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퇴행성 파열은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우연한 소견일 가능성이 높다”며 영상 의학적 결과만으로 수술을 결정하는 것에 경종을 울렸다.
이러한 근거가 쌓이면서 국제적인 치료 지침도 ‘보존적 치료’를 강화하는 추세다. 마크 보디치 전 영국정형외과학회장은 “과거에는 환자의 75%가 수술을 받았지만 지금은 25% 수준으로 줄었다”며 “수술 전 자연 치유나 물리치료 효과를 지켜보는 권장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수술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외상에 의한 급성 파열 ▲무릎이 펴지지 않거나 무언가 걸리는 듯한 ‘기계적 증상’이 뚜렷한 경우에는 여전히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무릎 통증 발생 시 즉각적인 수술을 고려하기보다, 최소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시도하며 증상의 원인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신중한 접근(Think before you strike)’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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