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장수하면 자녀도 장수할 확률이 높다는 통념은 유전학적으로 근거가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수 유전자를 물려받는 것 못지않게 '무엇을 먹느냐'가 그 잠재력을 깨우는 핵심 열쇠임이 드러났다. 특히 100세 이상 장수인의 자녀들은 공통적으로 '해산물 섭취'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터프츠대 노화 인간영양연구센터를 비롯해 하버드대, 보스턴대 공동 연구팀은 100세가 넘는 부모를 둔 자녀들의 식습관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식단을 '건강 식생활 지수(HEI)'로 점수화해 미국 일반인 평균과 비교했다.
조사 결과는 흥미로웠다. 장수인의 자녀들이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식단을 지키는 것은 아니었다. 통곡물이나 유제품 섭취량은 오히려 권장 지침보다 낮아, 전체적인 식생활 지수 자체는 일반인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단백질 공급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발생했다. 장수인 자녀들은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보다 생선을 포함한 해산물 섭취량이 훨씬 높았으며, 식단 내 과일과 채소의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했다. 반면 설탕과 나트륨 섭취량은 국민 평균보다 현저히 낮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식습관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과 고도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뇌 기능을 개선해 치매, 뇌졸중,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위험을 대폭 낮춘다.
에르페이 자오 터프츠대 박사후 연구원은 "유전적 요인이 장수의 밑바탕이 되지만, 적절한 식습관이 더해질 때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며 "생선 중심의 단백질 섭취가 노화 방지의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일주일에 2~3회, 1회 80~100g 정도의 생선을 꾸준히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먹이사슬 상단에 위치한 참치나 황새치 등 대형 어류를 매일 섭취할 경우, 수은 등 중금속이 체내에 축적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고등어, 꽁치, 정어리 등 중소형 등푸른생선을 골고루 섞어 먹는 것이 건강상 이득을 최대화하는 방법이다.
결국 '장수'라는 결과값은 부모에게 받은 유전적 자산에, 생선과 채소를 즐기는 건강한 생활습관이라는 '복리'가 더해졌을 때 완성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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