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과 극한 대치 속 일주일간 해외 체류… 노조 내부서도 “사령탑 부재 부적절” 비판
휴가지서 “파업 불참자는 동료 아냐” 압박글 올려 논란 가중… 산업계 ‘생산 차질’ 우려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인 ‘5월 총파업’ 직전의 폭풍전야를 맞이한 가운데, 투쟁을 진두지휘해온 노조 사령탑이 해외 휴가를 떠난 것으로 확인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노사 간 막판 협상이 절실한 시점에 구심점이 자리를 비우면서, 노조 내부에서조차 “투쟁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유일 과반 노조(조합원 7만 4,000여 명)인 초기업노동조합의 최승호 위원장이 지난 26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동남아시아 휴가를 떠났다.
최 위원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 개선과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며 강경 투쟁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특히 지난 23일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열린 4만 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 당시, 그는 크레인 위에 올라 “총파업 18일간 생산라인을 멈추면 18조 원의 공백이 생긴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조합원들의 결집을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총파업(5월 21일~6월 7일 예고)을 준비하고 사측과 물밑 협상을 이어가야 할 결정적 시기에 해외로 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 게시판에는 “파업을 선언해놓고 위원장은 휴양지로 떠나는 게 말이 되느냐”, “집회 직후 사령탑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논란을 더욱 키운 것은 최 위원장이 휴가 중 올린 ‘압박성 메시지’다. 그는 지난 27일 게시한 입장문에서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본인은 해외 휴양지에 머물면서 현장 직원들에게는 파업 참여를 강요하며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 직원은 “동료를 압박하는 글을 동남아 휴가지에서 썼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재원 확보와 성과급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정부 역시 이번 사태가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공식 함의를 통해 “삼성전자가 우리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아우르는 성숙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실제 파업이 강행될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천문학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노사 양측이 감정적 대립을 멈추고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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