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국민연금 수급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성별 간 연금 수령액 격차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임금 격차와 가입 기간의 차이가 고스란히 노후 소득 불균형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여성 국민연금 수급자는 약 358만 명으로 10년 전보다 96.5%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남성 수급자 증가율(54.7%)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전체 수급자 중 여성 비중은 47.5%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수령액의 질적 측면에서는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이러한 연금 격차의 핵심 원인으로는 '가입 기간'과 '소득 수준'의 차이가 꼽힌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고 납부한 보험료가 많을수록 나중에 받는 금액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20년 이상 가입한 '완전 노령연금' 수급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5배가량 많았다. 반면 가입 기간 10~19년의 '감액 노령연금'은 여성이 더 많았는데, 이는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여성의 연금 가입 기간을 강제로 단축했음을 시사한다.
임금 격차와 고용 형태 역시 발목을 잡았다. 2024년 기준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의 64.8% 수준에 머물렀으며, 비정규직 근로자 중 여성 비중이 57.4%로 높게 나타나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환경이 낮은 연금액으로 직결되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 구조와 노동 시장의 불평등이 여성의 노후 빈곤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여성의 짧은 가입 기간이 낮은 연금액의 결정적 원인"이라며 "현재의 출산 크레딧 제도 등 가입 기간 지원 장치들이 실제 여성의 연금권을 강화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여성 수급자 수의 양적 팽창에 맞춰, 이제는 성별 연금 격차를 해소하고 여성의 노후 소득 보장을 내실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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