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주부 등 부업 설계사 1년 새 230% 급증했지만 현실은 '냉혹'
전문성 부족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 금감원 "과장광고 모니터링 강화"
직장인 A씨는 최근 SNS 광고를 통해 "퇴근 후 짬짬이 보험 영업을 하면 월급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문구에 혹해 소위 'N잡 설계사'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지인 영업도 한계가 있고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A씨는 "주말을 다 반납하고 뛰어도 손에 쥐는 돈은 월 10만 원도 안 될 때가 허다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부업으로 보험을 판매하는 'N잡 설계사'가 급증하고 있으나, 정작 이들의 평균 소득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험설계사 수는 71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특히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가 16.9%나 늘어난 배경에는 주요 보험사들의 'N잡 설계사' 영입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이 운영 중인 N잡 전담 채널 인원은 1만 7,591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229.9%나 폭증했다. 하지만 이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전속 설계사(월평균 359만 원)와 비교하면 '부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소득 수준이 매우 낮은 수치다. 보험사들이 외형 확장을 위해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영입에만 치중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낮은 소득만이 아니다. 보험 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특약이 다양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N잡 설계사 대부분은 온라인 강의 등 부실한 교육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곧 불완전 판매나 관리 소홀로 이어져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설계사 본인의 이탈도 심각하다. 신규 등록 후 1년 이상 활동하는 비율인 '정착률'은 51.4%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경우 N잡 설계사가 대거 유입됐다가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정착률이 1.9%포인트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 설계는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고객의 인생을 설계하는 전문적인 영역"이라며 "충분한 교육 없이 지인 영업에만 의존하게 만드는 구조가 N잡 설계사들을 '철새 설계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은 N잡 설계사 채널의 확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인 모니터링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월 수백만 원 수입 보장" 등 소득을 과장한 모집 광고를 집중 점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N잡 설계사의 판매 전문성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완전판매 절차 준수와 내부 교육 강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각 보험사를 지도하고, 모집 질서 문란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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