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머거'는 직역하면 '약을 먹는 도둑'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질병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특정 약물이 체내 대사 과정에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소모시키거나, 흡수를 방해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약은 분명 우리 몸을 고치기 위해 먹는 것이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의도치 않게 체내 영양 균형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개념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중장년층 만성질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복약지도의 핵심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계열의 약물은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생성에 필수적인 코엔자임 Q10의 합성까지 함께 막는 경향이 있습니다.
속 쓰림이나 역류성 식도염으로 위산억제제(PPI 등)를 오래 복용하면 위산 분비가 줄어듭니다. 위산은 음식물 속 영양소를 분리해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 비타민 B12, 칼슘, 마그네슘 등의 흡수가 저하될 수 있습니다.
혈압 조절을 위해 처방되는 이뇨제는 소변을 통해 나트륨을 배출할 때 칼륨, 마그네슘, 아연 같은 유익한 미네랄까지 함께 배출시키기도 합니다.

많은 분이 "나이가 들어서 기력이 없다"며 보약이나 고함량 영양제를 무턱대고 찾으십니다. 하지만 드럭-머거 관점에서 보면,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습니다.
약물이 훔쳐가는 특정 영양소를 정확히 알고 보충해 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건강 관리입니다. 류민정 약사는 "약효를 확인하는 것만큼이나, 약 복용으로 인해 변하는 내 몸의 전반적인 컨디션을 살피는 것이 진정한 복약지도의 완성"이라고 강조합니다.
치료를 위해 먹는 약이 내 몸의 에너지를 뺏어가는 도둑이 되지 않게 하려면, 우리 스스로가 '드럭-머거'의 존재를 인지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약을 잘 챙겨 먹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약이 만드는 내 몸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활기찬 중장년을 보내는 열쇠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드시는 약봉지 속에 숨겨진 영양소 이야기를 전문가와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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