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 비만이 노년기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비만관리의 중요성
EU회원국 기준으로 2008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17.1%에서 2060년에는 약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 인구 비율의 증가로 기대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0년 출생자의 기대수명은 65.2세, 2016년은 71.9세, 2022년은 83.5세로 추정하고 있다.
WHO는 행복한 삶은 곧 건강한 삶이라고 하지만 질병이 없는 건강수명은 기대수명과 약 10년의 차이가 난다. 한국은 노인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면서 일할 사람은 점차 줄어들고, 노인성질환 발병률이 증가하여 부양인구가 늘어나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하게 된다.
기대수명의 증가가 곧 건강수명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만성질환이나 노인성 질환의 발병률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2018년 통계청 및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 가지 이상 만성질환(비만, 당뇨, 지방간,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을 가지고 있는 노인 인구의 비율은 90%, 두 가지 이상은 73%, 세 가지 이상은 50%로 나타났다.
WHO는 1988년부터 주요 건강위험요소로 만성질환 중 하나인 비만을 대표로 꼽았으며, 특히나 비만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하며,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는 대표적 질병이다. 고령 사회인 우리나라에서는 노인 비만이 하나의 주요 건강위험요소 자리 잡고 있다.
비만 발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게 되는데, 질병관리청(2022) '국민영양조사-2020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60-70세 이상 노인의 비만 발병률은 최대 41%까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민건강검진자료에서는 중년기의 비만 발병률도 최대 38.8%로 증가하였고, 그에 따른 만성질환은 노년기뿐만 아니라 중년기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
중년기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이며 인간의 발달 단계 중 쇠퇴기에 해당한다. 노년기의 건강 및 의존성, 생활의 질 등은 중년기 삶의 모습, 생활양식에서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기의 신체 활동의 감소에서 오는 허약함, 기능적 손실과 40세부터 발생할 수 있는 근육량의 감소 또한 노년기의 삶의 질 저하, 의료비용 증가 및 조기 사망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즉, 중년기의 건강이 노년기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노화연구는 수명 연장에 초점을 두었지만, 현대에는 노화 관련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건강수명 연장에 초점을 맞춰야 노년기 삶의 질이 저하되지 않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노년기의 건강을 더욱 악화시키는 근감소증(Sarcopenia)은 중년기의 신체 활동 감소로 인해 근육량, 근력 및 신체기능을 저하시킨다. 이는 다인자성(Multifactorial)을 띄고 복잡한 발병 원인을 가지며, 관련요인으로는 신체 활동 수준 감소, 특정 영양 결핍, 만성 염증, 인슐린 저항성 등 이 있다.
한 비만관련 연구에서 중년성인 및 노인을 대상으로 10년간 신체 구성, 신체 활동 수준을 조사한 결과 신체 활동 수준이 높을수록 근감소증의 발병율과 진행속도가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중년기 비만인의 낮은 신체 활동이 지속된다면, 노년기에 골격근량은 감소되고 지방량은 증가하게 되어, 근육량과 지방량의 불균형을 특징으로 하는 근감소성 비만(Sarcopenia Obesity)을 초래한다.
일반적으로 비만에 따른 체중증가는 체지방량과 제지방량 증가를 동반하지만 역설적이게 노인비만은 근감소증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체지방량은 증가하고 제지방량은 감소하여 일상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장애 발병률을 높이게 된다.
근감소증 관련 지표를 개선하고 비만인에게 체지방량은 감소시키고, 제지방량은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대표적으로 운동 기반 중재가 있다. 운동은 신체 활동량을 높이고 노화 예방의 효과적인 중재 방법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비만치료에도 식이 요법과 함께 처치효과가 뛰어나다.
고지방 식이 마우스 대상 연구에서 자발적휠 운동(Voluntary wheel exercise)은 식이 섭취량을 감소시키며 동시에 지방 축적을 완화시킨다. 또한, 자발적 휠 운동은 트레드밀 운동과 같은 강제적 운동의 단점을 보완하여 스트레스 유발에 따른 순수한 생리적 반응과 적응에 효과적이다. 자발적 휠 운동은 신진대사 능력을 3-4배 증가시키고, 골격근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를 일으켜 근감소증 예방 및 개선에 도움을 준다.
운동 기반 중재와 함께 비만치료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식이 제한(Dietary Restriction)이 있다. 식이 제한은 자유식(Ad-libitum)과 비교하여 수명을 연장시키고, 노화 관련 질병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식이 제한은 노화 기전 연구에 적합한 모델로 노쇠 지수를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과체중이나 비만에 대한 효과는 아직 불분명하다.
위스콘신 국립 영장류연구소(Wisconsin National Primate Research Center, WNPRC)의 연구에 따르면, 식이 제한을 30% 한 원숭이 집단에서 암, 심장질환, 당뇨병 같은 노화 관련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낮으며 장수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다. 적은 식이 제한이라도 자발적 운동과 결합하게 되면 노화 동물모델의 근감소성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식이 제한의 단독 처치나 자발적 운동과의 복합 처치를 통해 노인의 근감소증 발병, 노화 관련 질병의 진행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전략을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